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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미생’→‘형사록’ 난 늘 겉도는 캐릭터더라” [일문일답]

이상하게 반골 기질이 있는 캐릭터가 많았다. 드라마 ‘미생’부터 ‘골든타임’, ‘형사록’에 이르기까지. 배우 이성민이 보여준 얼굴은 작품마다 달랐으나, 이들의 결은 비슷했다.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소신껏 살아나간다는 것.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형사록’ 종영을 앞둔 15일 늦은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성민과 만났다. ‘형사록’에서 이성민이 연기한 김택록은 능력이 있지만 출세와 거리가 먼 삶을 산 형사다. ‘늙은 형사’였던 원래 제목처럼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노련한 촉을 자랑하는.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친구’라는 미스터리한 인물로부터 협박을 받으면서도 예리함을 잃지 않는 김택록을 이성민은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과 호흡으로 그려냈다. -마지막 회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 “드라마 종영 전 인터뷰는 처음인 것 같다. ‘소년심판’을 할 때는 한 번에 에피소드가 다 공개가 돼서 그걸로 끝이었는데, 지금은 결말 이야기를 시원하게 못 하니까 아쉽다. (웃음) 요즘은 시리즈가 다 공개되면 그때 정주행하겠다는 시청자들이 많은 것 같더라. 한꺼번에 다 보는 걸 선호하는 분위기다 보니 지금까지는 ‘형사록’에 대한 관심을 크게 체감 못 한 것 같다. 시청률이라는 수치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결말이 다 공개되면 사람들이 정주행을 시작하지 않을까, 그러면 지금하고 다른 분위기나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살짝 하고 있다.” -몸 고생이 심한 역이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 “크게 힘든 점은 없었다. 그냥 촬영 일정이 굉장히 많았다. 중간중간 쉬는 날도 있었지만, 거의 쉬는 날 없이 몰아서 찍었을 때도 잦았기 때문에 체력관리에 신경을 썼다. 연기가 잘 안 나와서 힘들었던 때도 있고 몸이 힘들었던 기억도 있지만 금세 지나가는 거라 큰 무리는 없었던 것 같다.” -어떤 매력을 느껴서 ‘형사록’ 출연을 결정하게 됐나. “여러 지점이 있는데 일단은 대본이 너무 좋았다. 회가 갈수록 다음 대본을 집을 수밖에 없는 글이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한동화 연출과 작업하는 것도 큰 의미였고. 대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가운데 매력적이었던 게 택록이 과거의 사건을 다시 정리해서 서랍에 넣는 것이었다. 또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서 모여 있던 작가, 제작사 관계자들의 의지도 좋았다. 그런 모두의 노력이 지금의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김택록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제목이 ‘형사록’이 아니었다. ‘늙은 형사’였다. ‘그냥 형사도 아니고 늙은 형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들었다. 은퇴를 앞둔 형사니까 지금 내 나이보다 한, 두 살 많은 정도인데 사실 요즘 이 정도 나이면 ‘늙었다’고 하긴 애매하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늙음’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의상과 머리를 ‘늙음’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했다. 원래는 내 머리카락이 힘이 없고 부드럽다. 그런데 택록은 빳빳한 직모였으면 좋겠어서 그렇게 표현하고자 했다. 그게 택록의 고집스러움을 나타내줄 것 같더라. 옷도 택록이 트라우마를 겪고 정체된 듯이 보이기 위해 조금 큰 옷을 선택해서 입었다.” -‘형사록’은 김택록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내레이션을 녹음하는 것 자체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우리 드라마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인서트가 많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쓸 부분이 있었다. 어디에 내레이션이 들어가는지, 어기에 인서트가 들어가는지를 계산을 하면서 연기를 해야 했다.” -가족과 떨어지고 동료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의 택록이 참 외로워 보이더라. “외롭지. 가족하고도 헤어지고 그 나이에 혼자 고시원에 사는 사람이니까 외로운 사람 맞다.” -반골 기질이 있는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던 것 같다. “‘미생’ 때도 그렇고 ‘골든타임’ 때도 그렇고 나는 이상하게 조직에 순응하지 못 하고 겉도는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던 것 같다. 김택록 역시 그랬다. 그런 면에서 기존에 해왔던 캐릭터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반대로 조직에 충성하며 사는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은데 잘 안 들어온다. (웃음)” -‘형사록’ 정주행을 준비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여러분들의 한나절, 혹은 6~7시간을 ‘순삭’해드리겠다. 그러길 바란다. 이미 보신 분들은 ‘친구’의 정체가 누군지 말 안 해 주셨으면 좋겠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1.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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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감독이 ‘리멤버’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옳고 그름’ [일문일답]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준다. 누군가는 잊고 싶어하는 기억을 한 가운데 두고 이를 잊으려는 자와 잊지 않으려는 자, 잊어가려는 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리멤버’의 이일형 감독을 만났다. ‘리멤버’ 속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뇌종양 말기, 알츠하이머 환자 80대 할아버지 필주는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을 모두 죽게 한 친일파 원수들을 향한 복수만큼은 절대 잊지 않는다. 메가폰을 잡은 이 감독은 필사적으로 ‘기억’하기 위해 처단해야 할 인물들의 이름을 손가락에 새기며 끊임없이 되뇌는 필주의 여정을 가깝고 또 객관적으로 담아냈다. 이 감독은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표정으로 “2018년에 대본을 처음 썼는데 2022년이 돼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들이 있다”면서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정확히 (잘못을) 짚고 넘어가지 않으니까 더 자극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로 “옳고 그름”을 강조하며 “우리는 왜 이에 관해 정확히 이야지 하지 않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개봉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개봉한다. 2020년 2월에 촬영해서 6월에 촬영이 끝났다. 개봉까지 2년이 넘은 긴 시간이었다. 부담감과 설렘이 교차하고 있다.” -후반 작업을 마치고 개봉을 확정하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나. “솔직히 ‘리멤버’는 잊고 있었다. 다른 작품 생각도 하고 쉬었다. 촬영하고 후반 작업할 때 수백번도 영화를 기계적으로 봤다. 관객들과 함께 블라인드 시사회를 얼마 전에 가졌는데 한 명의 관객이 되어 긴장하며 봤다.” -관객으로서 본 영화는 어땠나. “지루하진 않았다. 관객들이 영화를 따라가는 데 호흡이 느리다 느끼진 않겠다고 여겼다.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감독이기에 모자란 부분도 보이긴 했다.” -반일감정을 표현하는데 고민했던 부분이 있나. “남들보다 깊이 있게 공부한 건 아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근거로 영화를 찍었다. ‘반드시 우리가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보다는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원작은 딱 한 번 보고 더는 리플레이하지 않았다. ‘어떻게 한국적으로 풀어야 하나’ 생각했다.” -필주의 서사와 상황은 어떻게 설정했나. “필주의 상황은 극단적이다. 실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살았겠지만 필주는 영화적 인물이다. 복수라는 테마를 실행하는 캐릭터라 사람들이 영화적으로 동의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성민의 특수 분장에 150시간이 소요됐다는데. “영화를 하면서 가장 무서웠던 건 이성민의 분장이었다. 분장했다는 사실을 관객이 인지하면 인물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것에 관해 부담을 느꼈다.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할 때마다 긴장했다. 촬영 현장에서 옆에 누가 있으면 ‘할아버지 같냐’고 계속 물어봤다. 또 분장이 잘 돼도 연기가 안 받혀주면 티가 난다. 이성민이 배역을 너무 잘 소화해줘서 안심됐다.” -캐스팅 비화가 있나. “이성민, 남주혁 말고는 대본을 준 경우가 없다. 가장 먼저 대본을 준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이성민은 모든 조건에 맞았다. 그가 가진 선함이 있는데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진짜 할아버지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수만 가지 조건에 가장 적합했다.” -80대 알츠하이머 할아버지의 액션 장면은 어떻게 기획했나. “복수를 꿈꿨던 할아버지라 그동안 자신의 몸을 관리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리적으로 액션이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영화를 위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90세가 넘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맥도날드 할아버지를 발견해 모티브로 삼았다.”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 “원작은 홀로코스트를 경험했던 유대인 할아버지가 독일군 장교를 쫓는 이야기다. 우리 영화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버디 무비의 형태, 액션, 속도감 등이 해당한다. 대중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 방법을 선택했다.” -또 다른 원작과의 차이점은 인규의 시선인데 이 인물을 설정한 계기가 있나. “필주는 행동을 하고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리액션할 사람이 필요했다. 보는 이들이 부드럽게 필주를 따라갈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다. 인규는 필주의 행동에 끊임없이 리액션하며 슬퍼하기도 하고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관객이 인규가 느끼는 감정을 따라갈 수 있다.” -인규 역에 남주혁을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연기력, 외형적인 부분도 좋았지만 남주혁이 하는 연기는 마치 그 역할이 실제로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필주는 분장도 하고 가상의 인물인데 인규가 진짜처럼 연기하면 관객도 그를 통해 호흡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진짜 호흡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배우다.” -촬영장에서 본 남주혁의 연기는 어땠나. “놀란 지점이 있다. 연출자로서 바라본 남주혁은 생각보다 동물적이었다. 가장 놀랐던 점은 디렉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유연함이었다. 현장에서 (연출 포인트를) 바꾸면 정확하게 표현이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남주혁은 달랐다. 촬영장에서 평범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의상,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하고 촬영했다. 이성민이 분장하는 데 3시간이 걸렸다면 남주혁은 5분이면 됐다.” -친일파에 관한 이야기다 보니 자료조사를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자료조사를 했다. 우리 사회에서 과거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어떤 방식이든 상대적으로 위정자로 살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논쟁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친일파들이 사는 모습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학계, 재계, 정계, 군인 등 그런 인물들이 표상하는 게 있다고 보고 상식적인 선에서의 터치를 보여주고자 했다.” -빨간 포르쉐를 등장시킨 게 새로웠는데. “등장인물들이 차를 타야 하는데 고민이 많았다. 낡은 차를 태울지 SUV를 태워서 묵직하게 갈 것인지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튈 것 같기도 했지만 포르쉐를 등장시켜 얻는 게 많아질 것 같았다.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여겼다. 시각적인 풍성함도 있을 것 같았고 속도감도 주고 싶었다. 죽기 전에 필주가 저런 차를 타고 싶어 하지 않을까도 고려했다.” -필주가 들고 있는 총은 소품이었나. “실제 관동군이 사용했던 총이다. 영화에서처럼 필주가 60년 동안 총을 땅에다 계속 묻어놓은 건 아닐 것이다. 총에 적힌 이름은 창씨개명한 이름으로 푸른 청(靑) 근원 원(原)이다. 한자 자체에 영화적 의미를 부여한 건 아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창씨 개명을 하는 방법을 보고 입에 붙고 느낌이 좋은 걸 선택했다.” -독립기념관에서 필주가 친일파를 처단하는 장면은 어떻게 구상했나. “2004년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행사가 국내에서 치러진 적이 있다.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그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자위대 창설 기념식을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건가’ 했다. 그 상황을 영화에서 가장 큰 장면으로 녹였지만 거시적인 상황일 뿐 이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었다. 나 역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등 존경하는 일본 감독도 많다. 그런데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지점이 있는 건 맞다.”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나. “보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에 관해 이야기한다. 2018년에 대본을 처음 썼는데 2022년이 돼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들이 있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정확히 (잘못을) 짚고 넘어가지 않으니까 더 자극이 되는 것이다. 또 주인공이 사적 복수를 하는 게 옳은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옳고 그름에 대해 우리는 왜 정확히 이야지 하지 않는지 말하고 싶었다.” -필주의 사적 복수를 세팅한 이유도 연장선인가. “영화를 보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필주의 복수 행보 자체에서 오는 유희도 있고 쾌감이 존재한다. 관객들이 박수를 보낸다면 그 지점일 것이다. 다만 살인을 옹호할 순 없기에 극 중 필주는 감옥에 가고 그 미안함으로 인규에게 무릎을 꿇는다. 필주의 친일파 처단에 환호만 할 수 없는 이유다. 시대의 아픔이다.” -제목을 ‘리멤버’로 가져간 이유가 있나. “전작 ‘검사외전’도 이름을 정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도 역시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원작의 제목 ‘리멤버’처럼 이 영화를 관통하는 제목이 없었다. 기억을 잊으려는 자와 잊지 않으려는 자, 잊어가려는 자가 다 통용된 표현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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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다작 배우 이성민의 연기 원동력 “새 캐릭터 옷 입고 사는 게 좋아” [일문일답]

배우가 한 작품에 깊이 몰입하다 보면 배역에 너무 빠진 나머지 후폭풍이 오곤 한다. 영화 ‘리멤버’에서 80대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를 연기한 배우 이성민 역시 그랬다. 무의식에 80대 노인이 자리 잡아 촬영 외 일상생활에서도 구부정한 자세와 느린 걸음걸이 때문에 영화 촬영 중반부터 목 디스크를 앓아 한참을 고생했다는 이성민. 그의 열연으로 완성된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한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80대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 분)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성민은 1968년생으로 극 중 실제 나이보다 약 30세 많은 80대 노인 필주로 변신했다. 뇌종양 말기 알츠하이머로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필주는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를 일주일 평생을 다짐하던 복수에 나서는 인물. 그는 80대 노인 얼굴의 기미, 손의 주름 등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내내 특수분장에만 하루 2시간 이상, 총 150시간이 넘는 시간을 썼다. 이성민은 “80대 노인 연기를 관객에게 설득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자기 최면을 걸어 본능적으로 행동을 느리게 했다. 촬영 외 평소에도 이상한 자세로 다녔다”고 털어놨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언제 개봉할까 계속 생각했다. 언론 시사회가 끝나고 일반 시사회를 가졌는데 관객들이 꽉 차 있는 것을 보고 뭉클했다. 개봉 이후 객석이 꽉 차면 행복할 것 같다.” -코로나 19로 개봉이 연기되어 약 2년 만에 영화가 개봉하는데.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다. 언론 시사 때 영화를 처음 봤는데 마지막에 울었다. 주혁이가 옆에 있어서 참으면서 봤다. 독립기념관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누나와의 에피소드가 나오는 장면에서 눈물 꼭지가 터졌다. 요즘 나이를 먹어서인지 눈물이 많다.” -역사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인데 고민은 없었나. “역사적인 이야기에 관해 큰 고민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다. 이야기, 캐릭터 모두 ‘할 만하겠다’ 여겼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역사적 신념만을 가지고 하지 않았다.” -출연 결정 계기가 있었나.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 화합할 수 있는 게 없을까 항상 생각했다. 얼마 전 카카오톡 문제도 터졌는데 그런 걸 전혀 못 써서 오히려 불편하지 않았다. 노인과 젊은이들이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리멤버’를 만났고 작품을 선택하는데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남주혁과 더비 연기 호흡은 어땠나. “소통이 잘 됐다. 일부러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처음 만날 때부터 편했다. 이상하게 주혁이는 어리게 느껴지지 않는다. ‘임시완과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더니 나이 차이가 크게 나더라. 시완이는 지금 봐도 아기 같은데 주혁이는 덩치가 있어서 그런지 어른스러워 보인다.” -‘검사외전’ 이후 이일형 감독과 다시 조우했는데. “처음 ‘리멤버’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왜 나를?’이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이 감독에게 영화의 리얼리티를 위해 그 나이대 배우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그 나이가 아닌 배우를 쓰는 게 더 맞다고 여겼던 것 같다. 체력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박근형, 박병호 등 선배들이 그 나이대다. 화면에 같이 섰을 때 이질감이 없어야 했다. 분장 테스트를 많이 했고 처음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마에 보기보다 주름이 없는 편이라 분장이 쉽지 않았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간을 줄여갔다. 4시간씩 걸리던 게 2시간까지 줄었다.” -모든 장면에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150시간을 분장에 사용했다. 집사람에게 사진을 보내줬는데 ‘보기 싫다고’ 했다. 손에 주름과 문신도 있어서 수시로 수정했다. 얼굴이 건조해서 당기는 느낌이 강했고 없던 주름도 생길 정도였다. 분장팀이 고생했다. 고충 거리는 아니었다.” -노인 연기를 하며 디스크도 걸렸다고 했는데. “노인을 연기하는 거에 있어 부담이 많았다. 자기 최면을 걸었고 본능적으로 행동을 느리게 했다. 노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자리 잡은 것이다. 촬영 외 평소에도 이상한 자세로 다녔다. 촬영 중반부터 목이 불편해서 끝나고도 한참 힘들었다. 제작사에서 목을 풀어주는 사람을 촬영장에 뒀다.”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캐릭터였는데. “관객을 설득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영화를 보면서 방해가 되면 안 된다 여겼다. 기술 시사할 때도 제일 먼저 물어본 게 ‘(노인 연기가) 어색하지 않았냐’ 였다.” -액션 연기는 어땠나. “액션이 많진 않지만 기존 액션의 템포와 리듬보다 느려야 했다. 절박하고 치열하지만 속도는 떨어져야 했다. 긴장감은 다른 부분으로 커버했다. 간단한 액션이었지만 굉장히 어려웠다. 대역에 임한 액션 팀도 어려워했다. 박병호 선배는 부상이 있었음에도 끝까지 신을 소화했고 감동적이었다.” -빨간 스포츠카가 유난히 눈에 띄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그만큼 필주의 복수가 다급함을 알리는 상징이다. 필주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빨리 서둘러야 하는 의미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어떤 것인가. “우리 영화는 그 시대를 겪은 할아버지와 그와는 너무나도 멀리 떨어진 청년의 이야기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결국 같이 기억하고 가는 것이다. ‘이제 와서 또 그 이야기냐?’고 할까 봐 우려했다. 하지만 (과거 청산 문제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논쟁이 된다는 점에서 영화가 설득력을 가지지 않을까 오히려 기대했다.” -원작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도 봤나. “그대로 따라 할 까봐 원작을 잘 안 보는 편이다. 우리 영화는 원작에 약간의 판타지를 더한 영화다. 그 시대를 겪은 사람이 했다면 다른 톤의 영화로 나왔을 것이다. 박근형 선배가 그 시대를 겪은 사람이라 현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치밀하고 영리한 필주를 연기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주혁이가 힘들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필주를 보고 있지만 인규의 수레에 끌려간다. 관객이 필주에게 몰입할 수 있게 주혁이가 수레 역할을 한다. 극 중 인규가 ‘앞으로 몇 명 죽일 거냐’고 묻는 장면이 중요했다. 남주혁이 사건에 끌려오는 부분이 설득력이 떨어지면 안 됐다.” -유난히 브로맨스가 돋보인 작품이 많은 것 같은데. “주혁이와의 브로맨스도 좋았다. 언제든 맞춰볼 수 있는 분위기였다. 거의 브로맨스 작품만 한다. 브로맨스 전문이다. 상대 배우 복도 있었다.” -치매 연기는 ‘기억’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데. “도움이 됐다. ‘기억’ 때는 알츠하이머에 관한 자료를 많이 찾고 준비했다. 연기하고 나서 빠르게 빠져나오려고 한다. 이번에는 잘 안 됐다.”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배우도 직장인과 똑같다. 연극을 할 때도 쉬지 않고 무대에 섰다. 20대 때는 일 년에 네 편씩 했다. 인생의 3분의 1을 나 아닌 다른 사람(배우)으로 산 것 같다. 그게 더 편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맞이하고 그의 옷을 입고 사는 게 좋았다. 지금도 현장이 더 편하다. 가끔 어려운 신과 캐릭터를 만날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은 장면이 있었나. “독립기념관 신이 힘들었다. 감정적으로 잘 안 풀렸다. 이런 장면을 할 때는 도망가고 싶기도 하다. 배우로서의 숙명인데 가끔 무서운 순간이다.” -‘서울의 봄’, ‘대외비’, ‘형사록’, ‘재벌집 막내아들’ 등 앞으로 나올 작품이 많은데. “예전에 작업해 놓은 것이다. 지금은 ‘형사록 시즌 2’ 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송중기와 함께 연기해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고위직은 많이 해봤지만 재벌 총수 역할은 처음이다. 기존에 재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과는 조금 다른 결의 드라마가 나올 것이다. 품위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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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소희가 '기억'하는 이성민 그리고 인생작

평범한 일상 속 작은 돌맹이를 던진 듯 잔잔한 울림을 준 '기억'이 떠나갔다. '기억'은 끝났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발견한 신예가 있다면 윤소희다.윤소희는 지난 7일 종영한 tvN '기억'에서 이성민의 비서로 출연해 알츠하이머를 겪는 이성민을 묵묵히 돕는 역할로 출연했다. 예쁜 외모에 완벽한 몸매인 윤소희는 시크하지만 정이 많은 캐릭터를 열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윤소희는 2013년 '칼과 꽃'으로 데뷔, 올해 4년차지만 본격적인 주연은 '기억'이 처음이다. 1회부터 최종화까지 계속해서 얼굴을 드러내며 윤소희라는 얼굴과 이름을 알린 것이다. 윤소희는 '기억'의 깊이와 취지만큼이나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다.윤소희를 최근 일간스포츠에서 만났다. 드라마 속 커리어우먼룩의 정석을 보여주며 완벽한 비율을 선보였던 윤소희는 인터뷰에서 역시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의상으로 시선을 끌었다. 윤소희는 인터뷰 내내 이성민과 '기억' 스태프들의 노고를 강조했다.다음은 일문일답.-'기억'이 종영했다. 본인에게 어떤 작품인가."이때까지 작품을 들어갈 때 큰 부담을 느꼈다. 그런데 '기억'에서 느꼈던 것과는 비교불가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여러모로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끝나고 나서 여운이 진하게 남았던 것도 처음이다. 종영 소감 영상을 찍는데도 눈물을 너무 흘려서 다시 찍을 정도로 아쉬웠다. 선배님들이 정말 좋고 감독님, 스태프들도 최고였다. 다들 좋고 예뻐해줘서 배운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았다."-진심이 절절히 느껴진다. 무엇이 이토록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했나."감독님이 처음부터 정말 예뻐해줬다. 처음에는 감독님께 많이 혼났다. 감독님 작품 하면 살이 쪽쪽 빠진다고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예뻐해주셔서 감사했다. 선배님들도 정말 최고다. 이성민 선배님은 내가 혼나고 나서 장면을 잘 끝내면 안아주기도 했다. 기죽지 말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그런 현장의 따뜻함이 정말 좋았다. 이성민 선배님의 스케줄은 정말 빡빡했다. 4개월 동안 거의 못 자면서 촬영했는데 지치지도 않고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이성민, 준호와 대부분의 신을 찍었다."처음부터 걱정을 했다. 남자 배우 두 명과 하는 것이니까 소외되는 것이아닐까하고. 그런데 이성민이 너무 편하게 해줬다. 촬영 내내 셋이 밥을 먹었다. 정말 친해졌다. 이성민 선배님이 편하게 대해주고, 내가 어떻게 하든 다 받아줬다. 이성민 선배님과 호흡이 잘 맞았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후배들의 장점을 끌어내주는 분이다."-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다."감독님이 워낙 베테랑이다 보니까 시간 지체 없이 카메라 앵글을 바로 계산해서 진행했다. 덕분에 하루에 1~2시간은 잘 수 있었다. 감독님 뿐 아니라 조명 감독님 등 모든 스태프들이 정말 좋았다.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준호와 러브라인을 이뤘다."나이 차이는 얼마 안나는데, 경력이 오래되서 그런지 어른스럽다. 준호오빠도 날 훨씬 더 어린 동생처럼 대했다. 항상 챙겨주고 이끌어줬다."-키스신도 있었는데."걱정이 됐다. 정말 친한 사이다 보니 처음에는 민망했지만, 촬영에 임했다. 입술을 대는 정도로 촬영했는데, 감독님이 '키스 안해봤냐'며 컷을 외쳤다. 정말 멘붕이었다. 준호오빠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둘 다 멘붕이었는데, 결국은 준호 오빠가 '어떡하냐. 소희야 미안하다'라며 키스신을 찍었다. 둘 다 키스신을 찍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리얼한 키스신은 찍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닥치니까 과감하게 하게 됐던 것 같다."-드라마 속 커리어우먼룩 등 의상도 이목을 끌었다."허리를 강조하는 의상을 주로 입었다. 어깨가 좀 있는 편이라서 허리를 강조해야 했다. 어깨가 좀 더 있으니까 허리도 잘록해보였던 것 같다. 의상 때문에 작품 시작하고 나서 살을 더 뺀 것도 있다."-운동으로 몸매 관리를 하는 것인가."운동을 좋아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 작품 시작하고 근육을 좀 뺐다. 여리여리한 느낌을 줘야했기 때문이다. 촬영 끝나고 헬스장에 갔는데 트레이너 분들이 몸이 왜이렇게 얇아졌나고 하더라."-'기억'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인생작이다. 연기를 생각하는 태도도 많이 바뀌고 배우로서 제대로 된 시작점이 된 것 같다. 따뜻한 현장과 조언들로 스스로도 좀 많이 달라진 것 같다."황미현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2016.05.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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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억' 박찬홍PD "이성민 연기, 할말 잃게 만들죠"

'기억'은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는 사람들에게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기 때문.tvN '기억'은 자신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성민(박태석)이 기억을 잃어갈수록 가족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 가는 드라마다. '기억'은 베테랑 중년 배우들이 무게 중심을 잡고 이끌어가기 때문에 완성도가 매우 높다. 경력과 연륜으로 연기력 구멍이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주인공 이성민의 연기력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여기에 디테일한 감정을 담아내는 촬영기법은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알츠하이머 때문에 자신에게 오는 변화를 하나둘 느껴가는 이성민의 혼란스러움과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들은 다양한 촬영 기법으로 시청자들에게 간접 체험의 기회를 준다. '기억'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출중한 연출 기법으로 매회 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웃도는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기억' 박찬홍PD는 연출 기법 및 이성민의 연기력 등에 대해 소개했다.다음은 일문일답.-'기억'이 주는 울림이 크다."요즘 시대는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보니 나와 타인에 대한 성찰을 잊고 살게 된다. 그러다 극중 이성민(태석)처럼 알츠하이머를 진단받게 되거나 하는 등의 어떤 시련을 맞게 되면 그때서야 비로서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가장 뿌리 깊은 곳에 박혀있던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고통스러운 이때 사소한 행복들이 찾아오고, 그 기쁨과 환희는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게 느껴진다. 이건 차원이 다른 기쁨과 환희다."-초반 취지대로 진행이 잘 되고 있는 것인가."드라마 '기억'을 통해 우리가 잊고 살고 있는 삶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드라마 초반에 얘기했던 취지들을 끝까지 전달하고자 계속 노력중이다."-연출기법이 마치 알츠하이머를 간접체험하는 듯하다."사실 어떤 연출기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김지우 작가님이 써주시는 글이 정말 탁월하다. 상황별, 캐릭터별로 세밀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대본대로 연출을 하고 있을 뿐이다."-CG나 후반작업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던데."후반작업 팀의 협업도 한몫하고 있다. 내가 주로 촬영장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 팀들이 현장에 와서 자주 논의를 한다. 예를 들어 태석이 가족들과의 외식 장소를 잊고 거리에서 헤맬때나, 8화에서 법원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와 같이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올때는 촬영에서 1차적으로 표현하되 CG등 후반작업을 통해 더욱 태석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표현해내고자 했다."-연출 덕에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평이 많다."김지우 작가님의 완성도 높은 대본 작업, 배우들의 흠잡을데 없는 연기, 후반작업 팀과이 협업 등이 시너지가 나서 시청자들도 공감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게 아닐까 싶다."-이성민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이성민의 연기에 대해선 사실 더 할말이 없다. 농담 삼아 '아 나도 연기를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성민의 연기는 빛나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주고 있다. 예전에도 말한 바 있는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연출을 배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황미현 기자 2016.04.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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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t행’ 김상현 “조범현 감독님, 감사합니다”

김상현(전 SK)이 kt에서 ‘KIA 시절 은인’ 조범현 감독과 재회한다. 사진은 지난 2011년 6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뒤 조범현감독이 김상현과 하이파이브하는 모습. IS포토 돌고 돌아 은인을 다시 만났다. 반가움과 고마움은 이루어 다 말할 수 없다. kt 특별지명에 포함된 김상현(34)은 인터뷰 도중 '조범현 감독'의 이름을 수 차례 언급했다. 이제 말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kt는 지난달 28일 각 구단 보호선수 20인 외 1명을 지명했다. 이대형(KIA) 용덕한(롯데) 이성민(NC) 윤근영(한화) 정대현(두산) 장시환(넥센) 배병옥(LG) 정현(삼성)을 선택한 가운데 그 안에는 최고참 김상현(SK)도 포함됐다. 김상현에게 조범현(54) kt 감독은 은인이다. 지난 2000년 해태 2차 6라운드에 뽑힌 김상현은 2002년 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 됐다. 그리고 2009년 4월 시즌 도중 갑자기 KIA로 트레이드돼 친정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당시 KIA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가 바로 조범현 감독이다. 김상현은 당시 조범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마음을 잡고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2009년, 김상현은 타율 0.315-36홈런-127타점을 기록하며 최고 전성기를 보냈다. 특히 KIA의 우승을 이끌며 조범현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개인 타이틀 3관왕(홈런·타점·장타율)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2011년 시즌 종료 뒤 팀을 떠났다. 공교롭게 김상현도 오랜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다. 점차 설 자리를 잃은 그는 결국 2013년 5월 SK로 트레이드됐다. SK 트레이드 후에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올 시즌 1군 42경기에서 타율 0.263-5홈런-2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조범현 감독은 다시 애제자 김상현을 불러들였다. kt의 관계자는 "김상현을 뽑는데 있어 고민이 많았다"며 "중심타자로서의 능력과 감독님과의 인연을 생각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이 아직 힘이 있는 타자다. 잘 할 수 있다"며 신뢰를 보였다. 다음은 김상현과의 일문일답.- 최근 kt 특별지명으로 뽑혔다."SK의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서 소식을 접했다. 사실 최근 kt에서 뽑아주길 은근 바랐다. 조범현 감독님이 계시니까…나를 뽑아줘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팀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 신생팀 입장에서 FA(프리 에이전트)를 앞둔 베테랑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텐데."맞다.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이다. 내년 시즌 종료 뒤에 FA 자격을 얻지 않나. 그런데 FA를 떠나 내년이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고맙고 더 책임감을 느낀다." 당시 야구를 그만둘까 고민하던 김상현에게 조범현 감독은 그가 다시 배트를 잡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었다. 사진은 김상현의 타격폼을 수정해주는 조범현 감독. IS포토 - 김상현 선수에게 조범현 감독이란?"한 마디로 설명하면 내게 기회를 준 감독님이다. 조범현 감독님 아니었으면 벌써 야구 그만두고 사회 생활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 조 감독과 통화는 했나?"먼저 전화를 드렸는데 안 받으셨다. 곧 연락이 왔는데 그때는 내가 못 받았다. 다시 전화 드렸더니 '너 왜 전화했냐'고 하시더라. '한 번 더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니까 '벌써 (특별지명) 취소했다'고 농담하시더라.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인사드렸다."- kt에선 중심타자이자 베테랑 역할을 소화해야하는데."팀에 (장)성호 형과, (신)명철이 형도 있다. 함께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감독님을 위해 뭐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상현이 조범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IS포토 - 최근 몇 년간 부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텐데."야구를 사랑하는 만큼 열심히 훈련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나와서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인정을 받고 싶어 부지런히 했다. 그런데 부담감 속에 조금씩 자신감을 잃었다. 주변에선 '김상현은 2009년 반짝한 선수다'라는 얘기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 자존심이 상했다. 이제 kt로 가서 정말 잘하고 싶다." - kt에서 각오는"자신감이 있다. 아직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조범현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감사한 만큼 그라운드에서 몸소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감독님이 후회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 (보상금) 10억원에 대한 댓가를 하고 싶다. kt의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해 우려가 많은데 야구공은 둥글다. 성적은 모르는 것이다. "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2014.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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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철 관전평] "롯데, 경기 풀어가는 데 부담 있는 것 같다"

롯데와 NC가 2연전에서 1승1패씩을 나눠가졌다. 두 팀은 6일 '긴 하루'를 보냈다. 전날(5일) 경기에서 1-1이던 5회초 조명탑 고장으로 서스펜디드 선언이 돼, 이튿날인 6일 오후 4시 경기가 속행됐다. 이 경기에서는 롯데가 6회말부터 8회말까지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계속해서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반면 NC는 5회초 2사1루에서 경기가 재개되자 마자 '대타' 권희동이 1타점 적시타를 치며 앞서나갔고, 9회초 이호준이 솔로포를 터트리며 3-1로 승리했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 '두 번째' 경기에서는 롯데가 10-4로 승리했다. 선발 송승준이 5⅓이닝 4실점 한 뒤 이날 '첫 번째' 경기에 나섰던 강영식과 정대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8회까지 던졌다. 롯데는 최준석의 멀티 홈런과 황재균의 장외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NC는 이날 첫 번째 경기에 나선 5명의 투수는 두 번째 경기에 등판시키지 않고, 이성민에 이어 이태양과 노성호를 등판시켜 경기를 끝냈다. 다음은 이순철 베이스볼긱 위원과의 일문일답. -서스펜디드 경기에선 NC가 이이고 롯데가 6일 두 번째 경기서 승리했다. 첫 번째 경기의 영향이 두 번째 경기에도 있었을까."대단히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롯데는 이길 수 있는 첫 경기에서 승리를 내줬다. 두 번째 경기까지 졌다면 롯데가 정말 위험하다고 봤다. 그게 고스란히 두 경기서 묻어났다. 두 번째 경기에서 롯데 박준서가 2번 타순에 배치가 되면서 해결을 해줬다. (롯데가 0-3으로 뒤진 3회말 1사 2루에서) 박준서의 2루타가 안나왔으면 계속 끌려가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0-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사 1·3루를 만들었고, 이후 만루가 되면서 경기가 풀려갔다. 그 상황이 없었다면, 오늘 두 번째 경기는 또 롯데가 NC에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준서가 이길 수 있는 흐름을 바꿔서 가져갔고, 결정은 최준석이 했다고 본다. 1차전에서도 롯데가 5회부터 8회까지 4번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이겨야 되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가 경기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부담도 있는 것 같고, 벤치가 작전을 활용하는데서 어렵게 상황을 만들다 보니 선수들도 같이 부담을 안고 가는 것 같다."-롯데는 서스펜디드 속행 경기에 나온 강영식과 정대현이 두 번째 경기에도 나왔다. NC는 첫 경기에 나온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았는데."NC가 지난 주말 문학 경기서부터 계속 안 좋은 상황이 발생했다. 찰리가 퇴장을 당했고, 어제와 오늘은 테임즈가 손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손시헌도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상황이다. 여유는 있지만 올 시즌에 들어와서 4연패를 처음하고, 5일 롯데전을 치렀다. 하지만 첫 경기 잡으며 분위기를 전환했기 때문에 NC로서는 두 번째 경기서 전혀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타격감이 안 좋은 선수들은 휴식도 줬다. 만약 롯데가 두 번째 경기에서도 패했다면 엄청난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두 번째 경기가 롯데에게는 더욱 중요한 의미로 보였다. "만약 NC전에서 2패를 했으면, LG에게 2경기 차로 쫓기게 된다. LG는 휴식기를 가진 뒤 7일부터 NC를 만나지만, 롯데는 7일부터 1위팀인 삼성과 만난다. 롯데의 매치업도 롯데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 오늘 두 번째 경기어서 수비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타순 변화 준 게 승리의 요인이 된 것 같다."-수요일부터 양 팀 모두 지치는 경기를 했다. 이번주 남은 4경기에 영향있을까. "당연히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는 정대현이 오늘 하루만 51개의 공을 던졌다. 이틀간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투구를 하면서도 계속 허리 쪽이나 상체 쪽을 움직이는 것을 보면 썩 좋은 컨디션 아닌 것 같다. 선발을 할 때 빼고는 하루에 가장 많은 투구했다. 이틀에서 삼일정도는 쉬어줘야 한다. 우완 쪽에서는 정대현 만큼 믿을만한 투수 없다. 후유증 없을 수가 없다. 강영식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 경기와 두 번째 경기에 다 나왔다. 불펜진을 운영하는데 어려움 있을 것이다."-롯데는 7일 선발로 이정민을 예고했다. "(5일 경기전까지) 4일이나 쉬고 나왔는데, 이정민이 선발로 나온다. 어려운 4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으로 롯데가1위 팀 삼성에게는 1승1패 혹은 2패를 하더라도 KIA에게 2승을 거두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정민을 선발로 내세우는 건 의외의 선택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진이 무리했다면 이정민이 나와도 이해를 할 수 있지만, 휴식기를 가진 뒤였는데 (선발 투수들의) 부상이 아니면 이런 선발 로테이션을 가져갈 수 없지 않나. 불펜진이 지쳐 있음에도 이런 선택을 했다. 퓨처스에 있는 선수들로 교체해서 야수를 바꿔서 투수를 데려올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불펜진이 더위에 과부하에 걸려서 4위 싸움을 하는데 굉장히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반면 NC는 첫 경기에 이긴 뒤 두 번째 경기서는 필승조를 아끼면서 경기를 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다고 본다."부산=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 2014.08.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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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을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경기였다”

NC가 전날 대역전패를 딛고 복수에 성공했다. NC는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찰리가 6.2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막아주는 호투와 테임즈(22호) 이호준(16호)의 홈런 등 장단 15안타로 8-4로 승리했다. 8-1로 크게 앞선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내야 실책 3개가 쏟아지면서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8-2로 앞선 2사 1·2루에서 이성민이 이용규를 상대로 1루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1루수가 공을 빠뜨려 만루가 됐다. 이어 정근우의 2타점 좌전 안타로 8-4가 됐다. 결국 NC는 이성민을 내리고 이민호까지 투입했다. 실책이 없었더라면 이성민으로 끝났을 경기였다. 이민호가 김경언을 유격수 땅볼로 이끌었으나, 손시헌의 송구가 원바운드 되면서 1루수 조영훈이 잡지 못했다. 2사 만루. 이민호는 전날 2타점 2루타를 맞았던 김태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김경문 NC 감독과의 경기 후 일문일답.-마지막까지 힘든 경기가 됐다. "감독을 찌릿찌릿하게 만든다." -오늘 경기 총평을 한다면. "어제 경기를 (역전패로)내주고 오늘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봤다. 선수들이 뒤에 위기를 맞았지만, 잘 싸워줬다. 그런 경험을 쌓아가는 거다."-9회 이성민으로 끝낼 수 있었는데, 실책이 계속 나와 이민호까지 투입했다. "이민호도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9회 실책으로 마음이 좀 답답했을 것 같다."(선발 이재학 엔트리 복귀로) 최재원을 내일 2군으로 내려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경기에 내보냈는데, 실책(2루수 포구 실책)를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대전=한용섭 기자 2014.07.2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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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이재학의 승리와 함께 40승 의미깊다”

NC가 LG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시즌 40승 고지에 올랐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이재학의 퀄리티 스타트와 모창민의 투런포, 이호준의 솔로포가 터져 3-1로 승리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과의 일문일답.-경기 총평을 한다면."이재학이 지난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오늘 이재학이 잘 던지고 야수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따냈고, 팀도 40승을 거둬 의미깊다."-이재학이 잘 던지다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두 개 허용했다. 어떻게 봤는지. "투수가 다 완벽하게 던질 수 없지 않나. 너무 잘 막으려다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선두타자를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보냈는데, 잘 막아냈다.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김진성이 마무리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등판 날짜가 조금 걸렸다. 조금 걱정했는데, 앞의 불펜들도 잘 던져줬고, 김진성이도 잘 막아줬다."-어제 노히트 노런 승리를 거두고, 오늘 연승까지 이어갔다. 3차전 전망은. "2경기를 이겨서 조금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선발은 이성민이다."잠실=한용섭 기자 2014.06.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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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오늘 졌다면 큰 고비가 됐을 것”

NC가 2연패를 끊고, 승리했다. NC는 14일 마산 한화전에서 팀 타선이 18안타를 터뜨리며 10득점 하고, 선발 이재학이 6이닝 2실점 퀄리티 피칭으로 제 몫을 했다. NC는 이날 승리로 두산에 끝내기 승리를 거둔 1위 삼성과의 격차를 2경기 차를 유지했다. 다음은 김경문 NC 감독과 경기 후 일문일답.-경기 총평을 부탁한다."오늘 경기가 우리 팀에 하나의 고비였다. 어제 경기 후에 수석코치와 주장이 선수단 미팅을 했다는데, 오늘 선수들이 화이팅해서 이길 수 있었다. 연승을 하고 있어도 걱정하기 마련이다. 오늘 졌다면 내일까지 안 좋은 분위기가 이어진다. 감독은 항상 긴장할 수 밖에 없다."-이재학이 승리는 했지만, 초반 불안했다. "불안했고, 안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는데도 잘 끌고 나갔다. 일단 지켜봐야겠다."-오늘 처음으로 이호준이 5번으로 내려갔고,테임즈가 4번을 쳤다. "이호준의 마음의 짐을 덜어줄 때가 왔다고 봤다. 사실 이호준이 나이에 비해서는 못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워낙 중심타선의 나성범, 테임즈가 잘 해줘서 상대적으로 못하는 거로 보일 거다. 5번에 내려서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결과적으로 이호준은 오늘도 부진했지만, 테임즈가 4번으로 나가 찬스가 끊어지지 않고 타점도 올리고 잘 됐다. 당분간 이호준은 5번으로 나가는 건가."딱히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니다. 한 두 경기는 오늘 타순으로 갈 생각이다. 이호준이 5번에서 타점을 더 많이 올릴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열흘 만에 복귀한 박민우가 2루타 2개를 치고, 오늘 1군에 올라온 김준완이 기막한 수비도 보여줬다. 젊은 선수들의 파이팅이 넘쳤다."그런 장면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3회 2사 후에 연속 안타로 타점을 올린 것도 많이 칭찬하고 싶다."-내일 선발이 이성민이라고 들었다."1승1패가 됐으니 편안하게 던져라고 했다."창원=한용섭 기자 2014.06.1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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